나가사키
규슈의 북서쪽에 위치한 나가사키는 일본이 쇄국정치를 실시하던 에도시대에 중국, 네덜란드 및 포르투칼 등의 나라와의 무역이 유일하게 허락되었던 도시다. 이로 인해 나가사키는 지금도 서양문화의 자취가 도시 곳곳에 남아있어서 거리를 걷다보면 이국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나가사키는 슬픈 역사를 간직하게 된 비련의 도시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규슈의 여느 도시보다 볼만한 것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알려진 나가사키는 그냥 2차 대전 당시 원폭이 투하된 도시라는 것 정도가 고작이다.
미국이 2차 대전 당시 원폭을 투하하려고 했던 곳은 기타규슈(고쿠라)와 히로시마였지만, 기상상태가 안 좋아서 정확한 투하지점을 찾기 힘들게 되자 대신 폭탄을 투하한 곳이 나가사키였던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고쿠라는 당시 군수산업체의 공장이 가득한 공업도시였기에 원폭을 투하하려고 했던 것인데, 엉뚱하게 나가사키가 원폭을 맞고 폐허로 변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나가사키에는 원폭 당시의 상처를 기리는 평화공원과 원폭중심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 그라바엔
나가사키를 가면 꼭 들러봐야 할 유명한 관광지이다. 영국 상인 토머스 글로버 의 구 저택()을 중심으로 나가사키의 서양풍 건물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라바저택은 1863년에 건설된 일본 최고의 목조 양관으로 위에서 보면 네잎 클로버와 같은 형태를 하고 있고, 개방적인 베란다와 고풍스러운 지붕이 특징인 방갈로 풍 건물이다. 그라바엔은 푸치니의 오페라‘나비부인’의 무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1만평에 달하는 이국적인 정원 사이사이 8개의 저택 중 가장 아름다운 그라바저택에는 지금도 글로버와 그의 일본인 아내의 자취가 남아 있다. 그 외에도 탄스카 양식의 석조 원주가 인상적인 구 오르토저택이나 하얀 베란다에서 나가사키 항구가 한눈에 보이는 구 미쓰비시 제2도크하우스 등이 있다. 계절적으로는 갖가지 꽃이 만발하는 봄, 가을 무렵이 가장 좋다. 하루 중에는 땅거미가 드리우기 전에 찾아가서 나가사키만의 낙조 풍경과 아름다운 조명이 켜진 그라바엔의 몽환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초저녁 무렵이 가장 좋다.
- 오우라 덴슈도
1858년 미일 수호통상조약에 따라 일본 내에서도 교회를 지을 수 있게 되면서 프랑스 출신 선교사인 프티잔이 나가사키에 체류 중인 외국인 거주자를 위해 1864년에 완공한 성당으로 서양식 건물로서는 유일하게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서양식 교회가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이유는 오우라덴슈도가 일본에서 제일 오래된 목조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이기 때문이란다. 오우라덴슈도의 정식 명칭은 ‘일본 26성인 순교성당’으로, 오우라덴슈도는 순교한 26명의 성인을 기리기 위해 순교지인 니시자카 언덕을 향해 서 있다. 입구 계단의 오른편에는 성모마리아상이 있으며, 천주당 옆에는 1875년에 건립된 벽돌 건물의 옛 라텐신학교가 있다.
- 일본 26성인 순교지
1597년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천주교 금지령을 내리고 탄압할 때 순교한 일본 최초의 기독교 순교자들을 기념하기 위한 곳이다. 프란체스코회 선교사인 페트로 바프치스타 신부 등 6명의 스페인 선교사와 20명의 일본인 신도 등 26명의 카톨릭 신도가 이곳에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 수형자 중에는 12-14세밖에 되지 않은 어린 순교자도 3명이나 포함되어 있었고, 그중 이바라기 루이스라는 소년은 신앙을 버리는 대신 자유를 약속받았는데도 스스로 죽기를 원했다고 한다. 선고를 받은 선교사들은 나시자카의 언덕이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골고다 언덕과 닮았다고 하여 “꼭 이 언덕을 사형장으로 삼아달라”고 청했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1862년 로마 교황에 의해 성인으로 추대되었다. 이곳에는 현재 26인의 성인을 실물 크기로 새긴 너비 17m, 높이 5.88m의 거대한 일본 26성인 기념관으로, 안에는 26성인에 관한 자료와 천주교 금지령과 관련된 자료, 1995년 마카오 교회로부터 반환받은 일본인 순교자(17세기 초에 히로시마, 구마모토, 야마구치, 후쿠오카 등지에서 순교한 신도들)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다. 그 밖에 기념비, 기념 성당 등이 공원 내에 있다.
- 가는 방법
기차나 버스로 갈 수 있으며, 교토역에서 저녁 8시에 출발하는 야간열차를 타면 다음날 오전 8시에 나가사키역 앞에 있는 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jr패스 소지자 무료 탑승, 반드시 예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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